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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ulptuniverse

   Sculptuniverse는 Sculpture와 Universe를 합친 말이다.

 

   놀이동산에 가면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어른들도 어느새 동심의 세계에 동화되어 버리는 이곳은 가상의 세계 이지만 실재하고 있다. 보드리야르는 디즈니랜드가 실재가 더이상 실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숨기려는 하이퍼 리얼리티의 전략이라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가상세계 속에 녹아들고 싶어한다. 메타버스가 현재보다 더 발전하게 된다면 실제의 세상과 실제같은 세상 중 과연 어느 쪽이 실재인지 구분하기는 점점 힘들어 질 것이다. 혹은 마구 뒤섞여 구분이 불가능해 질 수도 있지 않을까.

어릴적부터 나는 판타지 오타쿠였다. 그것이 현실도피성 성향 때문인지 그냥 그런 취향인건지는 모르겠다. 만화책과 게임을 끼고 살았고 그 세계의 등장인물이 되는 망상도 자주했다. 항상 멍때리는 나를 보며 한심해하던 부모님의 표정이 생생하다. 하지만 이런 오타쿠들의 마지막 종착역인 피규어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만화의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대한 애정도 그리 깊지 않다. 그냥 그 작품의 세계, 게임의 세계에 매력을 느끼고 내가 그 안에 들어가고 싶었던 것이다.

 

   여느때 처럼 이런 저런 망상을 하던 어느날 문득 내가 그 세계를 만들어 보고 싶어졌다. 조금 더 불친절한 방법으로 조금 더 상상이 필요한 방향으로 즉 조각으로 말이다. 조각은 환상을 표현하기에는 굉장히 불리하다. 조각에는 일루젼이 없다. 그저 실재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Sculptuniverse를 표현하기엔 최상의 방법이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세계관의 등장인물들을 실재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Sculptuniverse는 현대판타지이다. 우리가 판타지에 빠지는 이유는 현실에 마법이 존재했으면 싶은 간절한 순간들 때문이 아닐까? 현실을 배경으로 한 무인과 마법사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종족과 직업에 따라 다양한 기술을 사용한다.

 

   <Shaman>(2022)의 경우 고구려의 정신을 이어받은 무당으로 치유사로 “사람 안에 천지가 하나로 존재하며 마음과 정신의 근본도 하나이다. 그러므로 빈 것과 가득 찬 것은 같으며 정신과 사물은 둘이 아니다.”라는 정신을 기반으로 사람을 치유한다.

 

   <Warrior>는 고구려의 개마무사 정신을 잇는다. 말랐지만 단단한 체형의 그가 집중을 하면 가끔 거대한 호랑이의 환영이 보이기도 한다.

 

   Sculptuniverse는 가상의 세계이지만 이곳의 등장인물들은 조각으로써 실재한다. 마치 마법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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